누드 크로키로 뜨거워진 안나비나 갤러리의 밤 - by 문화작가 방미영
누드 크로키로 뜨거워진 안나비나 갤러리의 밤 |
어제 저녁 7시, 성북구 정릉동에 있는 안나비니 갤러리에서 열린 누드 크로키에 정은숙 연구원의 안내로 디자이너 김정기 대표와 함께 동행하였습니다. 장광팔 선생님과 이혜령 시인, 그리고 오랜만에 손철 씨도 반갑게 만난 자리였습니다.
80년대 대학로에 포스트모더니즘의 파급으로 행위예술이 선 보일 때 문화가산책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었던 터라 맨처음 화면에 담으면서 문화의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실내 누두 크로키에는 몇 번 초대받은 적이 있어 낯선 무대는 아니었지만, 실외에서는 처음으로 시와 음악이 어우러진 매혹적인 분위기여서 한여름 밤의 열기를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사람의 몸만큼 완벽한 예술 조각품은 없습니다. 놀랍게도 그 짧은 시간에 작가 마다 다 다른 상상력과 표현력으로 그려낸 작품을 보고 찬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추억으로 남기고 싶어 모델들은 초상권이 있어 카메라 셔터를 누룰 수 없었지만 작가들에게는 일일이 허락을 받고 셔터를 눌러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
안나비나 갤러리는 많은 문화예술이 버무려질 수 있는 멋진 공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에 눈길이 많이 갔습니다. 냉과 열을 껴안고 있는 모습이 마치 우리 인생같다는 생각입니다.
이 작품을 보면서 역동의 순간 속에서 고요와 침묵이 얼마나 큰 자유인지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어우러짐과 동행을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마음이야기가 소통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 작품을 보면서 떠올렸습니다.
KBS 에서 프로그램을 같이 했던 손철 씨가 멋진 시를 낭송했는데 오랜만에 만나 반가움이 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