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의 마을 가꾸기 정책이 몰고온 농어촌의 현상 [문화작가 방미영 교수]
정부 주도의 마을 가꾸기 정책이 몰고 온 농어촌의 현상
지난 1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정부 주도의 숱한 마을 가꾸기 정책은 마을 주민들 스스로 마을 가꾸기에 손을 놓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정부 사업비에만 매달려 농어촌 주민들 스스로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는 것을 왜 해야 하는지 인지하기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필자가 농어촌 마을을 뛰어다니면서 마을주민들 스스로 아름다운 마을을 가꾸어야 한다고 피력하지만 공염불일 때가 많습니다.
선진한국으로 가지 위한 제2의 새마을운동인 新농어촌부흥문화운동을 하면서 제일 난관에 부딪히는 것이 바로 주민 스스로 마을 가꾸기에 손을 놓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부의 정책과 상관 없이 마을주민 스스로 내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어 그 마을만의 고유한 경관과 문화의 독창성을 유지해 나가는 일은 주민들이 스스로 하지 않으면 절대 이룩할 수 없는 일입니다.
현재, 우리 농어촌이 황폐화되고, 도시화 되여 독창성을 잃어가게 한 주범은 다름아닌 정부 주도의 마을 가꾸기 정책지원금 때문입니다. 현장을 뛰어보지 않으면 도저히 파악될 수 없는 상황으로 정부 주도의 마을 가꾸기로 주어지는 지원금은 마을주민 간의 이기주의로 분열과 파행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제일 먼저 조정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지난 10여년이 넘게 정부 주도의 농어촌마을 가꾸기에 길들여져 있어 마을 공동체 스스로 돈 들이지 않고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어 가려는생각 자체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작금의 농어촌 현상입니다. 그러나 마을을 가꾸는 것은, 누구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집 앞을 깨끗하게 쓸고 닦고, 꽃길 만들기 등 아주 작고 사소한 부분의 마을 가꾸기는 마을 주민들 서로가 행복해지는 일입니다.
내집 담장을 가꾸다 보면 마을 안쪽 길 가에 피어난 예쁜 꽃 길이 생겨나고, 오가는 사람들이 예쁜 마을 길을 따라 찾아올 것이며, 그 마을에서 맛볼 수 있는 맛난 먹거리와 그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토종의 그 무엇이 있으면 먹고, 사고, 보는 즐거움으로 그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됩니다. 마을 가꾸기는 이런 작은 정성과 그 정성에 감동한 사람들이 만나 정겨움을 나눌 수 있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주민 스스로 마을 가꾸기를 하는 것은 아주 단순하고 간단합니다. 온 마을 담이 옥수수라면, 온마을 담장에 장미가 덩쿨져 있다면, 온 마을 담장에 약초가 심어져 있다면.... 생각만 해도 예쁜 마을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마을 가꾸기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자금을 통해 건물을 짓고 체험장을 만들어 공동의 수익사업 쪽으로만 생각이 굳어있어 마을자체의 아름다움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동안 정부 주도의 정책금은 가시적인 성과 위주, 보고 위주의 마을 가꾸기가 되어 오히려 돈의 쓰임새 등 마을 주민들 간의 대립과 골을 깊게 만들었습니다. 마을 가꾸기는 미쳐야 합니다. 제주도 저지리마을의 <생각정원>과 <방림원> 그리고 <외도> 등 개인들이 미쳐서 가꾸고 발전 시킨 문화콘텐츠처럼 아름다운 마을이 되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마을 가꾸기에 열정과 도전으로 미쳐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농어촌 마을은 주민들이 자기 집 앞조차 가꾸지 않고 마을 가꾸기를 했다고 합니다.
간혹 필자에게 '왜 목이 터지게 농어촌부흥문화운동을 하느냐?'고 묻습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지금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농어촌의 현대화 도시화로 마을 고유의 농어촌의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고, 후대들에게 한국의 농어촌의 독창성을 물려줄 수 없을 것입니다. 농어촌 마을 곳곳에서 옛날 전통문화를 교감하지 않고, 박물관에서 유물로만 보게 한다면 우리문화의 독창성은 맥이 끊길 것이며, 재현조차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청년문화콘텐츠기획단>을 발족한 것도 우리의 아름답고 독창적인 문화 원형이 대가 끊어지기 전에 청년들로 하여금 그 맥을 이어가게 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입니다.
이제 정부 주도의 마을 가꾸기는 주민 스스로 마을을 가꾸는 데 초첨을 맞춰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를 먼저 물고 화합을 이끌어 내야 합니다. 농어촌 마을주민들도 지원금이 나오면 지원금 만큼만 마을 가꾸기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난 스스로 내집앞부터 청결하고 예쁘게 가꾸는 일부터 정성을 쏟아야 합니다.
꽃과 나무는 스스로 아름다움을 유지합니다.
마을 가꾸기는 이런 아름다운 것들을 지키고 유지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문화작가, 방미영, 서경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청년문화콘텐츠기획단, 한국에서가장아름다운마을연합, 한아연, 농어촌, 마을가꾸기, e문화예술교육연구원, 콘텐츠위원회, 정부 주도, 정책 지원금, 브랜드스토리텔러, 스토리텔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