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SBS에서 <김연아의 키스&크라이> 가 방영되었다.
현란한 예고로 채널을 고정시키게 한 덕분에 다소 기대를 갖고 시청하였다.
국내 최초 빙상스튜디오를 만들 만큼 심혈을 기울여 제작된 프로였다.
그러나 세계적인 브랜드 '김연아"가 스튜디오를 찾아가는 장면에서부터 눈살이 찌푸려졌다.
# 김연아가 직접 차에서 가방을 내려 끌고 가는 장면
# 아이스링크장을 찾지 못해 가방을 끌고 이리저리 헤매는 장면
# 아이스링크장의 육중한 문을 직접 열고 들어가는 장면
# 오픈 테스트도 안한 듯한 바닥을 스케이트도 신지 않고 들어가는 장면
# 신동엽이 등장하면서 미끄러져 옆에 있던 김연아를 잡는 장면....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던 간에 위에 설정된 장면은
곳곳에 위험이 도사려 보였다.
세계적인 스타가 아마추어적 상황에서 자칫 잘못하면 사고라도 당할 수 있는 설정이었다.
더욱이 가수 손담비, 아이유, 유노윤호, 크리스탈, 서지석, 박준금, 이아현, 김병만, 진지희, 이규혁 등의 연예인들이
두 달여의 시간을 통해 프로의 세계에 도전한다는 설정은 설득력이 더 떨어졌다.
몇 개월의 다이어트 감량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프로처럼
이번에도 몇 개월의 연습만으로 아마추어들을 무대에 세웠으나
예측한 바처럼 어설픈 그림이 나왔다.
그들이 선보인 몇 분의 빙상 쇼는 그야말로 유치하기 짝이 없었다.
손놀림도 안 되고 발놀림도 안 되고 ....
차라리 비연예인들 중에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 기량을 닦았다면
훨씬 좋은 화면에 감동이 얹혔겠지만
바쁜 일정으로 충분한 연습도 안한 듯 한 연예인들을 앞세워
객석의 환호와 열광으로 프로그램을 채운 것을 보고 있노라니
유명 연예인들을 앞세워 광고를 노린듯해 은근히 화가 났다.
보도에 나온 것처럼 김연아가 그녀의 이름을 따서 아이스링크장을 만들겠다는 것만으로
프로그램 출연에 동의했다고는 믿고 싶지 않다.
물론 출연한 연예인들은 새로운 분야의 도전으로 그동안의 이미지와는'
다른 새로운 이미지를 획득했다는 긍정적 부분도 있지만
반면 바쁜 스케줄로 충분히 연습하지 못하고 설익은 몸짓을 선보였다는 불편함을 감수했을 것이다.
잘 알다시피
김연아는 국내 브랜드가 아니다.
김연아가 움직이는 모든 것에 세계인들이 주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김연아의 키스 & 크라이>가 시청자에게 줄 감동이 무엇인지 먼저 곱씹어 봐야 한다.
세계적 브랜드를 포장도 하지 않고 남대문 노점 브랜드로 내 놓을 때에는
반드시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감동이 있어야 한다.
예능만능 시대에 모든 브랜드를 다 예능화 할 필요는 없다. 우리의 한계가 바로 이것이다.
모든 브랜드가 예능화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이
<김연아의 키스 & 크라이>에도 여지 없이 손길을 뻗쳐왔다.
세계적 킬러 콘텐츠는 우리의 시각이 아니라 세계인들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지켜주고, 포장해야 할 것이다.
이미지출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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