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제정자 화백의 전시회에서 만난
버선
이다.
고희를 넘은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열정과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는 제정자 화백은
한국인의 멋을 가장 잘 드러낸 버선 오브제로 화단을 매료시켰다.
제정자 화백의 손길을 거치면
무색무취 정적 이미지의 버선이 도발적이고 섹시한 동적 이미지로 뛰어다닌다.
작년 고희 기념 전시회에서도 그랬듯이
제정자 화백의 전시회에서 만난 버선은 더이상 수동적인 한국인의 이미지로 대변되지 않는다.
포용과 풍만을 상장하는 순백의 버선은
도도함과 어느 세파에도 물러서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도전적 이미지로 채색된다.
제정자 화백의 버선이 현대인들의 삶 속에서 다시 화려하게 조명되는 이유는 명쾌하다.
"도전하라, 나가라, 당당히 맞서라... 그리고 품어라..."
개인적으로 제정자 화백의 버선을 만나면 순간순간 소름이 돋는다.
하얀 버선이라는 고정 관념을 깨뜨리고 강렬한 색채를 뿜어내고 있는 버선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며 내 이웃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버선에 덧칠해진 강렬한 색채만으로 감흥을 받는 것은 아니다.
평면에 반복되는 구도는
끊임없이 변형되어가는 인간의 본질을 잃지 않기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고스한히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버선 작가 제정자 화백님과 함께 알아온 세월이 어느덧 20년이 흘렀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지 않아도 삶의 향기를 맡을 수 있듯이
켜켜이 숨 쉬어 온 세월 동안 멪어 온 소중하고 아름다운 인연으로
버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 예술계의 스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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