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뇌에 가장 오래도록 기억되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뭐니뭐니해도 음식에 대한 기억일 것이다. 그 중 가장 오래도록 기억하는 것은 어머니 손맛이다. 특히 어렸을 때 어머니가 해 준 음식은 평생을 두고 뇌 공간에 이미지로 남게 된다.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변해도 어찌 어머니 손맛을 잊겠는가?
지난번 음식 스토리텔링 심사위원에 참여했을 때에도 가장 많이 이미지화 되었던 것이 바로 어머니(혹은 장모)의 손맛이었다. 정성스러운 어머니의 이미지에 잊을 수 없는 정겨운 스토리는 눈을 감고도 혀 끝에서 맛이 기억되는 음식으로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고 다시 찾게 된다. 물론 때에 따라서는 아버지의 음식으로 기억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필자 또한 잊을 수 없는 옛날음식이 있어 옛날 찐빵을 만들어 봤다.
레시피가 없어 양을 가늠할 수 없었지만 설탕의 단맛을 전혀 첨가하지 않고
팥과 견과류만을 섞어 맛과 영양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반죽을 위해 지난 번 산청에서 사온 우리밀을 사용했다. 만족감은 200%다.
우리밀 5컵, 막걸리 1컵 물 약간 그리고 소금을 넣어 반죽해 상온에서 약 6시간을 발효시켰다.
한껏 부풀어 부드러워진 반죽에 팥안고를 넣어 찐빵모양을 내어보았지만 생각만큼 매끈하게 되지 않았다.
상온 발표를 위해 미니 전기담요를 사용했더니 효과 만점이었다.
찜기에 쪄지면서 막걸리 냄새가 풍겨나와 입가에 미소가 절로났다.
기계가 만들어 내지 않은 찐빵을 오랜만에 만났다. 똑같은 재료와 똑같은 손으로 빚었건만
투박하고 거친 모습이 마치 일상처럼 제각각이다.
지난번 콩강정을 만들어 보고 오랜만에 실로 오랜만에 옛날 음식을 만들었다. 바쁜 일상에 여유로움을 상징적으로 느끼고 싶을 때 일부러 손이 많이 가는 옛날 음식을 만들어 본다.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는 참 더디다. 발효하는 데만 대여섯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또 장시간 팥을 삶고 견과류를 손절구에 넣고 찧고.... 정성과 기다림이 있는 옛날음식..... 일품일수밖에 없는 맛은 바로 이 정성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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