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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작가 방미영 - 저자와 소통하는 詩 - 바닷가 나무

by 청문단 2009. 9. 6.

바닷가 나무

               방미영



수평선 밖으로 밀려 떠난 파도를 생각한다. 아름다운 새한마리 떠돌다 제 보금자리로 돌아가고
석양, 선홍 빛깔이 발기된 언어로 일어선다. 네가 입맞추고 간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는 나무,
어둠이 밀려오는데도 나무는 떠나지 않고 있다. 떠나지 않는 것은 떠나는 것보다 더 고독하다.
바닷물 들이키며 온종일 울어대는 나무, 바다는 나무를 껴안는다. 파도는 또 오지 않는다고, 
떠밀려간 세월은 깊숙이 가라앉아 바다 속 전설로 남는 거라고, 어둠이 조금씩 발목을 휘감고
바다도, 파도도, 새도, 나무도, 엉겨놓는다. 진정 그리움이란 무엇일까?


                                        ---   시집 [잎들도 이별을 한다]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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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시 중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화자되는 시 중 하나다. 시인은 단 하나의 단어에 한편의 소설적 이미지를 싣는다.
이 시는 가을 바닷가에서 지난 계절, 사람들이 쏟아놓고 간 추억들이 걸려있는 나무와, 새와, 파도를 보며 쓴 시다.
모든 것이 다 그렇듯 , 추억으로 밖에 감지 할 수 없는 지난 세월의  헛헛함을 노래한 시다. 언제 쓴  시일까...
그 세월을 기억하기도 헛헛하다.

KR^TOW님이 촬영한 바다.